민간 아파트의 초기 분양률이 50%대로 추락했다. 분양 아파트 2채 중 1채만이 6개월 내 분양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1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3분기 말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 분양률은 54.5%를 기록, 전 분기의 64.2%에서 9.7%P 하락했다. 3분기 초기 분양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9.0%P 떨어졌다.
초기 분양률은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개시일로부터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총 분양 가구 수에서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가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HUG의 주택분양보증이 발급된 주택사업 중 매 분기 분양가구 수가 30가구 이상인 일반 아파트를 전수조사해 산출한다.
HUG 보증 민간 아파트의 초기 분양률
서울의 경우 71.6%로 전 분기의 84.8%에서 13.2%P 하락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100%였던 데서는 28.4%P 떨어졌다.
인천은 83.0%로 전 분기의 89.2%에서 6.3%P 떨어졌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5.5%P 하락했다. 경기도는 67.6%로 전 분기의 66.8%에서 0.7%P 올랐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7.0%P 떨어진 것이다.
5대 광역시 중에서 대구와 광주의 초기 분양률은 각각 16.0%, 18.9%에 그쳤다. 6개월 내 10채 중의 2채도 채 분양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올해 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많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기준 분양은 16만1천957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0% 많은 수준이다. 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초기 분양 실적도 부진한 모습이다.
초기 분양률이 악화하면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는 미분양 주택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총 6만6천776호로 전월 대비 774호(1.1%) 줄었다. 미분양은 3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다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7천262호로 전월 대비 801호(4.9%) 늘었다. 이는 14개월 연속 늘어난 것이다.
올해 청약 경쟁률은 서울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중심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방과 비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분양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분양한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의 청약경쟁률은 1순위 기준 평균 1천25.6대 1을, '청담 르엘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667.3대 1을 기록했다. 모두 서울에서 분양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였다.
그러나 9월 분양한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는 총 606세대 모집에 325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전체 세대 중에서 285세대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8월 분양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는 총 1천259세대 모집에 1천552명이 청약에 나섰으나 209세대가량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분양 물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초기 분양률이 낮아 보이는 것은 쏠림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며 "청약 경쟁률을 보면 분양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쏠리는 부문만 극명하게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